해조류, ESG 시대 식물성 식품•친환경 소재로 각광
해조류, ESG 시대 식물성 식품•친환경 소재로 각광
비타민•단백질 등 영양 많고 환경 개선에 기여…차세대 식재료로 주목
미국 건강•면역력 강화하는 식물기반 식품에 관심 고조
식물성 고기 패티•육포, 김팝콘•스낵 등 출시…판매 급증
빨대•컵 등 해조류 플라스틱은 생분해…환경 오염 해결
블루 에볼루션 등 지속 가능성 실현 기업에 투자 몰려
해조류가 ESG 시대의 중요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요즘 세계 각 기업의 최대 화두는 ESG 경영이다. 이는 기업의 평가 가치가 재정이나 효율성보다 환경과 윤리,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사회공헌 등 지속가능성을 염두해 둔 활동이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후변화와 코로나19로 인해 환경과 건강이 최우선 가치로 부상하면서 인체와 환경에 무해하면서도 건강이 도움이 되는 식재료 및 대체재를 찾기 위한 노력이 산업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 이에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것이 해조류다.
코트라 실리콘밸리무역관에 따르면, 확산되고 있는 ESG 경영 트렌드 속에 미국 기업들이 해조류의 잠재력을 눈여겨보고 있다. 이는 해조류가 바다에서 생장하기에 물부족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생장 과정에서 육상식물 대비 최대 5배 이상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온난화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등 해조류가 환경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해조류 자체가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식품원이 될 뿐만 아니라 가공을 통해서도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 산업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해조류는 미국 식품시장에서는 외면받던 식재료였다. 하지만 건강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식물기반식품의 인기에 힘입어 관련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또 화학성분 제품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고 무엇보다 재료 수급이 충분하다. 여기에 단가는 높지만 가격효율성은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해조류는 소재와 비용, 환경적 측면에서 지속 가능성과 우수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관련 투자도 활발해 미국 기업들의 연구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다음에 이들의 활동을 소개한다.
해조류로 제품 우수성 및 착한 기업이미지 노려
요즘 미국에서는 식물성 식품과 식물성 영양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SPIN이 2020년 제공한 데이터에 따르면, 식물성 식품 판매 시장 규모는 2019년 50억 달러를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2017년 판매 규모에 비해 약 29% 증가한 것이다. 또 미국의 식물기반식품협회(PBFA)와 SPINS가 함께 발표한 데이터에 의하면,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래로 미국 소비자들이 건강과 면역력을 강화하는 식물기반식품에 크게 관심을 보이면서 해당 시장이그 어느 때보다 크게 성장했다. 특히 지난 2020년 3월에는 식물기반식품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지난 몇 년간의 판매량에 비해 90% 증가했고, 이후 4주 동안 식물기반식품 판매는 27%가 증가하며 총 식품 판매를 크게 앞섰다.
이러한 가운데 식물성 식품 범주에 속하는 해조류가 미국에서 차세대 식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해조류는 비타민과 미네랄, 필수 단백질 함량이 높아 영양학적으로 매우 우수할 뿐만 아니라 식량 수요 증가, 가뭄 증가, 토양 품질 감소라는 세계적인 식량 공급 문제에 있어서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제공하는 공급원으로 전 세계의 식량 안보를 보장하는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이유로 환경 문제, 건강 문제에 관심이 높은 미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기업들의 제품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아쿠아(AKUA)는 다시마를 이용해 식물성 고기패티, 육포, 너겟 등을 제조하는 미국의 스타트업이다. 아쿠아가 개발한 다시마 육포는 2019년 타임즈가 발표하는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선정됐으며, 2020년에는 비즈니스 매거진 패스트컴퍼니가 발표하는 식품분야 혁신 아이디어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쿠아의 대표적 상품인 다시마 육포는 다시마, 표고버섯, 완두콩 등으로 만들어졌으며, 섬유질, 단백질, 철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아쿠아는 육류 대체품과 지속가능한 스낵을 판매하는 기업에 있어서 해조류는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는 신세계라고 칭하며, 식물성 육류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제품 종류를 확장하고 있다.
블루 에볼루션 역시 김과 다시마 등 해조류의 잠재력을 포착하고, 직접 재배한 해조류를 활용해김 팝콘, 김 파스타, 말린 다시마 스낵, 다시마 퓨레 등 다양한 식품을 제조하고 있다.
블루 에볼루션은 미국에서 소비되는 해조류의 약 98%가 수입되고 있다며, 직접 해조류를 양식해서 태평양 연안 해수 청정화 및 기후 변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소비자들과 투자자들에게어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미국에서 해조류를 이용한 식품이 주목받는 원인으로 이들이 영양학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ESG 경영, 이른바 ‘착한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하는 투자자들, 그리고 이들에게 기꺼이 지갑을 여는 ‘환경친화적 소비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생분해성 높아 플라스틱 대체재로 각광
석유화학제품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다. 석유화학제품의 대표격인 플라스틱은 자연에서 생분해되지 않아 환경 파괴의 주범이 된지 오래다.
2015년에 설립된 스타트업 롤리웨어는 해조류를 이용한 일회용 생분해 플라스틱 제품을 만들어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롤리웨어 측에 따르면 이들이 만들고 있는 해조류 플라스틱은 음식물 쓰레기와 같은 수준의 높은 생분해성을 갖고 있어 기존의 옥수수 기반 바이오 플라스틱(PLA)보다 환경친화적이고, 바다에 들어가면 킬레이트화되어 완전히 용해되므로 해양 생물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
롤리웨어 관계자는 “조류는 최대 9~12피트까지 자랄 수 있으며 탄소를 격리할 수 있다. 롤레웨어는 5~8 개의 다른 종류의 해조류를 적절히 혼합해 제품을 만들며, 이를 통해 플라스틱을 매우 높은 수준으로 모방하고 있다”며 자사의 제품이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롤리웨어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이들이 약속하는 지속가능성의 미래는 ESG 투자자들에게도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롤리웨어는 2020년 600만 달러에 달하는 시드 라운드에서 790만 달러를 투자받았으며, 미국의 저명한 투자자인 마크 쿠반도 롤리웨어에 초기 투자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현재 롤리웨어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생분해 빨대, 컵, 주방용품 등을 개발하고 있다.
한편, 무역관이 인터뷰를 진행한 글로벌 투자은행의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ESG는 점점 더 주주들과 투자가들에게 중요한 기준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실제로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기업들은 대부분 ESG에 적극적이라고 밝혔다. 또 예전에는 ESG보다는 설비투자에 우선순위를 두는 경향이 두드러졌지만, 이제는 기업이 ESG와 더불어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해졌다고 전했다.